25일(현지시간) 칠레 전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쯤부터 남북으로 약 4270㎞ 길이의 칠레 국토 대부분 지역에서 전기가 끊어졌다. 정전 사고의 목격자들은 로이터에 수도 산티아고의 가로등이 꺼졌고 긴급 차량의 사이렌이 도시 전역에 울려 퍼졌다고 전했다.
또 수백만 명의 승객을 수송하는 산티아고 지하철이 폐쇄됐고 승객들은 멈춰버린 열차에서 대피했으며, 높은 건물의 엘리베이터에도 수많은 사람이 갇혀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정전 수 시간 후에 해가 지면서 칠레 정부는 최북단 아리카 지역부터 남부 라고스 지역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오후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또 질서 유지를 위해 전국에 군대를 배치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 카롤리나 토하 내무부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광범위한 정전은 북부의 송전선 고장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테러 또는 사이버 공격 등 외부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토하 장관은 "몇 시간 내 전력 공급이 재개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새로운 조처를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로이터는 수도 산티아고의 모네다 대통령궁을 비롯한 시 일부 지역과 해안 도시 발파라이소, 비나 델 마르 일부 등은 전력이 복구됐다고 전했다.
후안 카를로스 올메도 칠레 국가전력조정국(CEN) 이사회 의장은 "오후 10시 현재 전력망 수요의 약 4분의 1이 다시 가동 중"이라며 "내일 아침까지 전력을 완전히 복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르네스토 후버 CEN 전무이사도 "주로 수력 발전소를 중심으로 가동 중"이라며 정확한 정전 원인은 여전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전 사태로 칠레 북부의 주요 구리 광산도 전기가 끊어지면서 전세계 금속시장도 혼란에 빠졌다. 칠레는 세계 최고의 구리 생산국이다. 칠레 국영 채굴업체 코델코는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에스콘디다를 비롯해 모든 광산이 영향을 받았으며, 일부 광산은 예비 발전을 활용해 부분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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